웹3.0이란? 개념과 핵심 기술, 문제점에 대하여

웹3.0에 대해 들어본 적 있는가? 아마 신기술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들어 봤을 것이다. 그런데 정작 웹 3.0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아직 못 본 것 같다.

일론 머스크도 이렇게 말했다.

“Web 3.0을 본 사람 있어? 난 없는데.”

일론 머스크가 말하는 웹 3.0

그도 그럴 것이, 아직 웹 3.0의 시대는 실상 도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모두 ‘웹 3.0 시대는 이럴 것이다‘라고 상상만 할 뿐이다.

도대체 웹 3.0이란 뭘까?

이번 글에서는 사람들이 상상하는 웹 3.0이란 무엇인지 소개할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상상하는 웹 3.0 시대가 오기 힘든 이유를 웹3.0 문제점을 짚어가며 설명하겠다.

1. 웹3.0이란?

우선 웹 3.0을 이해하려면 웹 1.0에서 웹 2.0으로 넘어오는 흐름을 이해해야 한다. 하나씩 알아보자.

1.1 웹1.0

인터넷 초창기는 웹1.0이었다. 이때 인터넷에는 ‘읽기 중심 컨텐츠’가 많았다.

대표적인 예가 위키피디아다. 사용자들은 위키피디아에 어떤 참여(engagement)도 할 수 없다. 단지 위키피디아에 올라와 있는 정보를 읽을 뿐이다.

당연히 콘텐츠를 발행하는 주체는 굉장히 소수였고, 지금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정보의 양이 적었다. 게다가 당시에는 인터넷에 광고를 게재하지도 않았다. 당연히 콘텐츠 생산자나 개발자들은 굳이 애써 정보를 만들 이유가 없었다.

이런 이유로 웹1.0 세대에는 항상 정보가 부족했다.

1.2 웹2.0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가 웹 2.0이다. 웹 2.0에서는 웹 1.0의 고질병인 콘텐츠 부족 문제를 말끔하게 해결했다.

웹 2.0의 핵심 키워드는 ‘사용자들의 참여’이기 때문이다. 다음의 사례를 보면 이 말이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 누구나 10초 만에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올릴 수 있다.
  • 디시인사이드, 오늘의 유머와 같은 커뮤니티에 마음껏 글을 쓸 수 있다.
  • 네이버 카페, 네이버 블로그에서도 얼마든지 컨텐츠를 생산할 수 있다.
  • 필자와 같은 소규모 블로거도 웹 2.0 시대가 아니었다면 나올 수 없었을 것이다.

어떤가? ‘사용자들의 참여‘가 무슨 말인지 감이 오는가? 이런 환경에서 당연히 정보는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웹2.0에서는 콘텐츠를 발행하여 수익을 얻는 것이 가능해졌다. 신사임당, 슈카월드와 같은 인플루언서들은 인터넷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인데, 웬만한 중소기업 급으로 수익을 낸다. 많은 사람들도 이들과 같은 인플루언서의 꿈을 품고 인터넷 비즈니스에 뛰어들곤 한다. 정보는 여기서 또 한 번 폭발적으로 늘어난다.

(참고로 나도 인터넷에서 밥값 정도는 벌고 있다. 구글아 고맙다.)

웹 2.0에서의 수익

그리고 웹 2.0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있다. 바로 스마트폰이다. 스마트폰 덕분에 우리는 24시간 내내 웹과 연결될 수 있다. 스마트폰까지 등장하자 인터넷에서 생산되는 정보의 양은 이제 겉잡을 수 없게 되었다.

정리하자면 웹 2.0에서 발생한 폭발적인 정보 증가의 배경에는 ‘소통과 참여, 그리고 이를 완성시킨 스마트폰의 등장’.이 있었다.

1.3 웹3.0

웹 2.0도 완벽하진 못했다. 웹 2.0의 가장 큰 문제는 바로 ‘독점‘이었다. 2024년 현재 사람들은 애플, 메타, 구글, 네이버 등 몇몇 빅테크 기업에 의존해서 살고 있다. 이 기업들은 당연히 고객 데이터를 독점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다음과 같은 문제가 떠 올랐다.

  • 내 개인정보 지금 네이버에 다 들어있는데.. 네이버 털리면 내 개인정보도 다 털리는 거 아니야?
  • (유튜버라면) 유튜브 입맛에 맞춰 채널 운영하기 힘드네.. 나는 정말 열심히 하는데 유튜브는 왜 나를 몰라주는 거야?
  • 아무리 내가 네이버 카페에 좋은 글을 써도 이 카페가 없어지면 끝이잖아? 결국 온라인 세상에 ‘내 꺼‘를 만들기는 너무 어려운 일인가?

이런 딜레마를 해결하고자 등장한 개념이 바로 웹3.0이다. 웹3.0의 핵심 키워드는 ‘참여와 공유(여기까지는 웹2.0과 동일), 그리고 ‘탈중앙화된 소유’‘다. 일부 빅테크 기업들이 독점적으로 소유하던 데이터와 정보들을 자신이 직접 소유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네이버 카페에 글을 올리던 것을, 웹3.0 세계에서는 우리 모두가 공유하는 네트워크에 글을 올릴 수 있다. 이 콘텐츠는 네이버 꺼가 아니라 온전히 ‘내 꺼‘다. 따라서 네이버가 망해도 내 글은 살아 남는다.

온전히 ‘내 꺼’니까 정말 가치 있는 콘텐츠라면 직접 이 콘텐츠를 팔 수도 있다. 물론 웹 2.0의 세계에서도 콘텐츠로 돈을 벌 수는 있었다. 보통 영상이나 글 같은 콘텐츠를 발행하면서 광고를 붙이고, 이 광고 수익을 나눠 갖는 방식으로 돈을 벌었다. (아마 이 블로그에도 광고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웹 3.0의 세계에서는 내가 내 콘텐츠를 직접 팔 수 있다. 웹 2.0 세대에서는 구글이나 네이버의 피고용인 격이었던 우리가, 이제 자신의 물건을 파는 사업자가 된 셈이다.

2. 웹3.0 핵심 기술

위 글을 잘 이해했다면 웹3.0은 기술이 아니라는 것을 이해할 것이다. 웹3.0은 ‘모두가 콘텐츠와 데이터를 소유하는 웹 생태계를 만들자‘는 하나의 가치 철학이다.

블록체인, NFT 같은 기술들은 웹 3.0이라는 철학과 잘 어울리는 기술들이다. 간단히 이 기술에 대해 알아보자.

2.1 블록체인

블록체인의 자세한 원리를 알고 싶다면 링크를 참조하길 바란다. 여기서는 핵심만 짚고 넘어가자.

블록체인은 이름 그대로 블록(block)으로 이어진 사슬(chain)이다. 이 블록에는 웹 상의 데이터를 기록할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 데이터를 절대로 지울 수도, 수정할 수도 없다는 것이다. 만약 데이터를 지우거나 수정하려면 블록체인을 함께 쓰는 사람들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따라서 데이터가 투명하게 쓰이기에 아주 좋은 기술이다. 이는 웹 3.0의 가치 철학과 잘 어울린다.

2.2 NFT

NFT는 Non-Fungible-Token의 약자로, 대체 불가능한 토큰이라는 의미다. 단어의 의미를 쪼개보자.

  • 여기서 ‘토큰’이란 블록체인 위에서 쓰이는 하나의 화폐다.
  • ‘대체 불가능’이란 이 토큰을 다른 토큰으로 대체할 수 없다는 의미다.

즉, NFT는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앞으로도 하나 밖에 없을 가상화폐’라는 의미다.

여기서 ‘가상화폐’라는 개념은 잠시 잊자. NFT는 화폐로서의 기능은 거의 하지 않는다.

핵심은 그 앞에 있다. 바로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그리고 앞으로도 하나 밖에 없을’ 이라는 말이 핵심이다. 마치 주민번호처럼 고유하게 쓰일 수 있다는 의미다.

이러한 고유함 덕분에 NFT는 일종의 ‘진품 보장 마크‘로 쓰일 수 있다. 특정 NFT를 주면서 ‘이 NFT가 있어야 진짜야‘라고 말하는 순간, NFT가 없는 물건은 가짜가 된다.

2.3 오픈 월드 웹(Open World Web)

웹2.0에서는 모든 어플과 서비스가 분리되어 있다. 예를 들어 우리는 구글 아이디, 네이버 아이디, 인스타그램 아이디를 모두 따로 만들어 활동한다.

오픈 월드 웹에서는 이렇게 분리된 생태계가 하나로 합쳐진다. 구글이든, 네이버든, 인스타그램이든 하나의 통합 계정으로 활동할 수 있는 셈이다.

아마 웹 2.0에서는 이렇게 오픈 월드 웹을 쓰면 난리가 날 것이다. 계정을 공유하는 순간 기업이 독점적으로 가진 데이터가 아무 짝에도 쓸모 없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웹3.0 생태계에서는 처음부터 모든 데이터와 콘텐츠를 공유하고 있으니 하나로 합쳐도 문제가 없다. 오히려 기업 입장에서도 다른 서비스와 합쳐졌을 때 시너지가 더 좋다.

2.4 VR, AR 그리고 메타버스 등

이 기술들에서는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사실 이 기술들은 웹3.0의 가치 철학과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다. 이 기술들은 그냥 인터넷 세계를 현실에 가깝게 만들어 주는 기술일 뿐이다.

그럼에도 이 기술들은 웹3.0과 ‘더 시너지가 좋은’ 기술이긴 하다. 아무래도 콘텐츠가 더 현실감 있게 다가오면 웹 3.0에서 말하는 ‘소유‘의 개념이 더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게임을 예로 들어보자. 웹 3.0 세계에서는 게임 아이템 하나하나가 실제 나의 자산이 될 수 있다. 그런데 아무래도 2D 화면 속에 있으면 그냥 ‘아이템’처럼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메타버스와 VR, AR 기술을 사용하면 게임 아이템도 진짜 내 물건처럼 느껴질 수 있다.

3. 웹3.0 문제점

위 설명만 들으면 웹 3.0 세계가 꼭 유토피아 같다. 하지만 나는 웹 3.0의 시대가 오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적어도 아주 부분적으로만 웹 3.0의 기술을 도입할 뿐, 웹 2.0의 판도는 바꿀 수 없다고 본다.

내가 생각하는 웹3.0 문제점은 다음과 같다.

3.1 독점해야 더 잘할 수 있는 것

지금 우리는 빅테크 기업의 혜택을 누리고 있다. 가령 유튜브와 구글의 알고리즘은 거의 신이다. 세간에는 유튜브가 우리를 도청하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웹2.0 기업의 독점력과 그에 따른 기술력

이는 유튜브가 매일 민감하게 알고리즘을 체크하면서 다듬어가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과정을 ‘우리 모두’가 함께 한다? 유튜브 알고리즘의 성능은 엄청나게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사실 정치판에 좋은 선례가 있다.

과연 민주주의가 유토피아를 가져왔는가? 오히려 대중의 어리석음만 다시 확인하지는 않았는가? 소수의 현인이 독재적으로 나라를 이끌 때 더 큰 발전이 있지는 않았나?

자본주의는 전쟁이다. 전쟁은 ‘모두의 의견‘을 존중하면서 진행할 수 없다. 소수의 현인이 집단을 이끌어야 하고, 그 밑에 있는 사람들은 여기에 따라가야 한다. 그래야 우리 모두가 승리할 수 있다.

3.2 빅테크 기업은 바보가 아니다.

지금 빅테크 기업들은 엄청난 기술력으로 전 세계인들에게 행복을 주고 있다. 우리가 방구석에서 넷플릭스를 보고, 유튜브를 보고, 카톡을 하게 된 것은 모두 빅테크 기업들 덕분이다.

따라서 웹 3.0에서 새로 등장할 거물이 기존의 거물들(메타, 구글, 아마존 등)을 이길려면, 결국 기존의 거물들보다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야 한다.

넷플릭스보다 더 싸고 재밌는 드라마를 만들어야 배포해야 하고, 유튜브보다 더 재밌는 영상을 보여줘야 하며, 카톡보다 더 편한 메신저를 만들어야 한다.

과연 이것이 가능할까?

기존의 빅테크 기업들이 자기 밥그릇을 순순히 내어줄까?

나는 어렵다고 본다. ‘공평한 소유’라는 이념 아래 잠깐 유행처럼 웹 3.0이 지나갈 수는 있어도, 결국 실력이 부족하면 뒤쳐질 수 밖에 없다.

게다가 빅테크 기업들에는 점점 더 유능한 인재가 몰리고, 기업들은 고객 데이터를 점점 더 쌓아나갈 것이다. 이런 이유로 시간이 갈 수록 우리는 빅테크 기업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소위 말해 ‘스노우볼’이 굴러가는 것이다.

결국 빅테크 기업에 도전하는 것은 계란으로 바위치기일 뿐이다.

3.3 ‘소유’가 정말 사람들을 열광하게 할까?

웹 3.0의 핵심은 ‘소유’다. 소유는 ‘돈’이라는 개념을 떼고 말할 수 없다. 내가 어떤 물건을 소유한다는 건, 상대방에게 돈을 받고 그 물건을 팔 수 있다는 의미니까.

웹 3.0 상에서 사람들을 움직이는 동인은 결국 ‘돈’이라는 이야기다.

‘네이버보다 XX에 글 쓰면 돈을 더 많이 주던데?’

‘인스타그램보다 XX에 사진 올리면 돈 주던데?’

이런 소문이 돌기 시작하면 이제 웹 3.0의 시대가 열리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런데 한 가지 짚고 넘어갈 것이 있다.

과연 얼마나 많은 콘텐츠 생산자들이 돈을 받고 콘텐츠를 올리고 싶어할까? 웃기게도 사람은 똑같은 행동이라도 돈을 받으면 그 행동을 하기 싫어한다.

게임하는 사람 중에서 아이템 팔아서 돈 벌려고 게임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되겠는가? (이와 관련해서는 <마음의 작동법>을 읽어 봐라.)

물론 떼돈을 버는 것이라면 얘기가 달라지긴 한다. 근데 이미 떼돈 버는 인플루언서들은 빅테크 기업에서 아주 잘 밀어주고 있다. 이들은 굳이 웹3.0 생태계로 이동할 필요가 없다.

결국 소유라는 개념은 오히려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동기를 줄인다. 이런 이유로 웹3.0의 탈중앙화 시대는 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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